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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승환 칼럼]“취업 대신 창업이나 해 보려구요”
    김승환 평택대학교 교수   내년이면 시간강사를 포함해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지 20년이 된다.   그 시절 대학은 낭만도 있었고, 도강과 청강도 있었고, 로맨스도 있었고, 다양한 인간관계도 존재했다. 그런데 지금은 취업난과 경제난에 허덕이면서 학자금 대출에 신음하는 청년들이 모여 있는 공간이 되어 버린 것 같아서 안타까움과 씁쓸함이 내 마음을 서늘하게 한다.   최근 들어 부쩍 이런 말을 하는 학생들이 늘어났다.   “취업 대신 창업이나 해 보려고요.......”   완전히 잘못된 말이다. 창업은 그런 마인드로 하는 것이 아니며, 그런 자세로 해 봤자 성공 가능성도 낮다.   그런데 이런 말을 하는 학생들의 마음을 헤아려 본 적이 있는지 많은 창업전문가에게 묻고 싶다.   많은 대학이 대학평가에 창업 부분의 평가 비중이 높아지면서 창업 관련 강좌와 캠프, 기타 활동들에 대한 지원이 많이 늘었다. 그리고 많은 학생이 이러한 혜택을 받으며 창업에 대한 다양하고 심도 있는 정보도 얻고 고민하는 기회도 얻고 있다.   많은 학생에게 이러한 기회와 활동들은 그들의 미래를 고민해 보는 의사결정, 진로결정의 시간들이다.   취업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대학에 있는 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창업전문가들은 이러한 학생들에게 (그들의 실패 가능성을 사전에 알려주고 조언을 해 주는 목적이 많겠지만) 따끔하게 훈계를 한다. 그런 정신으로 창업하려면 하지 말라고....   요즘 학생들은 관심이 없으면 묻지도 않고, 다가오지도 않는다. 어쩌면 그들은 도와달라고, 살려달라고, 자기들의 고민을 들어달라고 다가오는 것일 수도 있다.   제발 취업 대신 창업이나 해 보겠다면서 다가오는 학생들의 마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으면 좋겠다. 평가나 멘토링이 아닌 인생 상담을 해 주면 어떨까... 창업가나 창업전문가의 마음이 아닌 힘든 세상을 먼저 살아본 선배로서 말이다.   최소한 대학에서 창업 관련 강의나 멘토링을 하시는 분들에게 간곡히 부탁드린다.   학생들은 지금 많이 힘들고 이전 세대보다 나약하며 불확실한 미래에 신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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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1-18
  • [독자기고] 타인은 지옥이고, 천국이다
    한국애니메이션고등학교 영상연출과 1학년 송정우 학생.   "이번에 TV에서 웹툰이 드라마로 나온대."   내 친구가 TV로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의 티저 영상을 보고는 입꼬리를 씰룩이며 말했다. 예전 같으면 나도 그에 반짝이는 눈빛으로 화답했을 텐데. 이미 우리는 웹툰의 드라마화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었다. 많은 직장인들의 공감을 얻어낸 드라마 <미생>도 웹툰 원작이었고, 쌍천만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운 ‘신과 함께’도 웹툰 원작이었다. 그럼에도 이 드라마가 친구의 마음을 설레게 만든 단 한 가지 이유는 ‘타인은 지옥이다’를 웹툰으로 봐왔었다는 것, 그것 하나였다.   1. 웹툰은 어떻게 성장했을까?   이전부터 이현세 작가의 <공포의 외인구단>이나 허영만 작가의 ‘각시탈’같은 작품이 대중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지만, 국내 만화시장은 ‘웹툰’의 등장을 기점으로 큰 변화가 생겼다. 웹툰은 커뮤니티 사이트나 포털 사이트 등에서 조금씩 연재되며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처음엔 입소문이었지만, 2010년 전후로 스마트기기의 대중화로 웹툰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줬다. 사람들은 시간과 공간에 제약을 두지 않고 간편히 문화를 소비할 수 있게 되었다. 스마트기기의 발달로 바쁜 현대인에게 짧은 시간 동안 콘텐츠를 간식처럼 소비하는 일명 ‘스낵 컬처(Snack Culture)’ 가 등장했고, 웹툰은 웹소설, 웹드라마와 함께 스낵 컬처의 대표주자로 부상했다.   2. 웹툰을 왜 드라마로 선보이게 되었을까?   어쩌면 웹툰이 드라마화되고, 영화화되는 것은 이미 예견된 흐름이었을지도 모른다. 팬들에겐 자신이 사랑하는 콘텐츠가 더 다양한 모습으로 찾아온다는데, 이보다 더 기쁜 소식이 있을까? 내 친구의 반응만 보더라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제작하는 입장에서도 일반적인 드라마에서 찾을 수 없는 장점들이 있었기 때문에 웹툰을 드라마화하는 방식을 선택했을 것이다. 그 장점에는 우선, 성공한 웹툰의 검증된 시나리오라는 점에서 각본의 부담이 줄어든다는 것을 빼놓을 수 없다. 또한 웹툰에 익숙한 대중에게 쉽게 눈길을 끌 수 있고, 그 팬덤이 자연스럽게 수요로 이어져서 작품이 안정적으로 출발할 기반이 되어준다. 다만 그만큼 싱크로율에 대한 대중의 기대와 우려가 뒤따른다는 특징이 있다. 원작에 버금가는 완성도를 지닌 작품이 나올 수 있는가, 그것이 연출을 맡은 이들에겐 가장 큰 고민거리로 이어진다. 그래서 일본만 보더라도 만화 원작의 영화들이 각색보다 실사화에 가까운 인상을 주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3. 웹툰의 가능성은 영상으로 끝나지 않는다, ‘원 소스 멀티 유즈’   오늘날은 하나의 성공한 콘텐츠를 다양한 매체에 활용하는 ‘원 소스 멀티 유즈(OSMU, One Source Multi Use)’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코믹스를 원작으로 두고 있는 ‘배트맨 시리즈’가 비디오게임이나 피규어 등으로 소비되거나 예능 프로그램이던 ‘런닝맨’의 포맷을 가져와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등 주변에서 OSMU를 통해 콘텐츠산업이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런 맥락에서 웹툰이 드라마화되는 것도 원 소스 멀티 유즈의 좋은 예시라고 할 수 있다.   웹툰은 포털사이트의 수많은 서비스 중 하나로 시작했지만 '레진코믹스', '탑툰'과 같이 웹툰 그 자체만 제공하는 플랫폼이 등장했다는 데에서 하나의 거대한 산업임을 증명한다. 증명된 지는 꽤 됐지만 앞으로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각종 굿즈까지. 무궁무진하게 활용될 웹툰의 가능성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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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0-02
  • [김승환 칼럼] 라떼는 말이야
    김승환 평택대학교 교수   “Latte is horse.”    요즘 유행하는 말이다. 라떼는 말이야... 주로 ‘꼰대’라는 개념과 함께 사용되는데 “나 때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윗분들의 화법을 풍자하는 개념이다.   필자 역시 자주 듣는 말이며, 중년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필자에게도 예외 없이 해당되는 말이다. 학생들을 보면 안타까운 부분들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청년 창업자들을 보면 걱정과 답답함이 마음을 짓누른다.   또한 내가 저 시절에는 얼마나 힘들었고, 얼마나 열심히 살았으며, 얼마나 많은 부당한 대우 속에서도 웃는 낯으로 인고의 시간을 보내 왔는지가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친다. 젊은이들이 꼰대로 보는 지금의 내 모습보다 훨씬 강력한 꼰대들로부터 상명하복의 미덕을 지켜온 내가 아닌가....   얼마 전에 필자는 ‘스타트업 SNS 마케팅 전략’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었다. 당연히 유튜브 ‘인플루언서’, 인스타 ‘갬성’ 등에 대한 젊은 이야기들을 하게 되었는데, 갑자기 ‘브이로그’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되었다. 한껏 젊고 트렌디한 척하던 필자는 몹시 당황했다. 다행스럽게도 브이로그에 대해서 들어는 봤지만 정확하게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 정말 세상 빠르게 변한다. 평생 공부해야 한다. 그래도 변화는 분명히 받아들여야 한다. 이것은 절대 명제이다.   필자의 강연 주제 중에 창업 실패 이유에 대한 내용이 있는데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 “창업자의 과거 성공 경험”이다. 창업자가 과거에 큰 성공을 거둔 경험이 오히려 변화하는 현시대에는 장애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성공을 경험했던 시기와 현시대는 기술도, 고객도, 직원도, 문화도 모두 변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점진적 변화가 아닌 단절적 변화의 형태로 말이다.   벤처는 젊은 문화다. 수평조직을 지향하는 것이 옳다. 빨라야 한다. 창의적이어야 하며, 진정한 의미의 린스타트업이 되어야 한다. 세상이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심지어 필립 코틀러는 ‘마켓 4.0’이라는 책에서 이제는 (트랜드를 주도해야 할) 마케터조차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청년들의 소비와 SNS를 보면서 배우기도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니 창업자 스스로 변화를 공부하고, 느끼고, 경험하고, 체득하고, 주도해 보라.   “Get yourself down to the library and read a book. Seriously, It is a waste of time.”   SNS는 시간 낭비라고 이야기했던 알렉스 퍼거슨의 말에 감동하기보다 유튜브 계정을 만들고, 브이로그로 ‘어그로’를 끌어보는 창업자가 필요한 시대가 온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이제 트렌드와 마케팅에 대해 강연을 할 날도 머지않았음을 느낀다.   돌이켜 보니 라떼는 말이야... 참 좋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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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0-01
  • [김승환 칼럼]“제발 아빠가 현직에 있을 때 결혼해라”
    김승환 평택대학교 교수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세요”    정말 많은 강연과 교육, 책 등에서 지겹도록 많이 들은 말이다.    그런데 창업자들은 정말 소비자들의 니즈가 구매 또는 구매 욕구 자극 가능성으로 연결되고 있는지 냉철하게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소비자의 니즈에 집중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 당시 대한민국은 전 세계가 경이로움으로 바라보던 고성장 국가였다. 많은 사람이 학교를 졸업하면 취업이 되었고, 취업을 하면 월급이 오르고, 착실한 경제적 준비를 통해서 결혼을 하고, 방을 구하고, 자녀들을 낳아 기를 수 있었으며, 결국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는 사람도 많았다. 정년 보장이라는 멋진 시스템을 통해서 소위 ‘계산이 서는’ 인생을 살 수 있었다.    그러한 시기에 사람들은 필요한 것들을 살 수 있는 경제적 조건과 심리적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계산이 섰기 때문에 니즈는 구매와 연결될 가능성이 높았다.   아버지들은 자녀의 결혼 시기까지 직장을 다닐 수 있었으며, 자녀들은 아버지 은퇴 전에 직장을 구하고, 결혼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가질 수 있었다. 그래서 그 당신의 아버지들은 자녀들을 향해 “제발 아빠 현직에 있을 때 결혼해라”라는 말씀을 참 많이 하셨다. 물론 지금은 참 듣기 어려운 말이 되어 버렸지만…….    물론 지금은 은퇴 시기가 앞당겨진 것 외에도 초혼과 초산의 연령이 높아졌기 때문에 모든 것에 대해서 정량적인 비교를 할 수는 없다. 그런데도 덜 풍족했던 그 시기에 인생에 대한 계산과 계획이 비교적 더 정확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은 성장이 둔화되었으며, 많은 국민들이 역성장의 패러다임에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트럼프 대통령의 말처럼) 대한민국은 이미 충분히 잘살고 있는 국가가 되어 버렸다.    소비자들은 이미 많은 것들을 소유하고 있으며, 새로운 구매에 대한 니즈가 비교적 약한 편이다.    “최근에 어떤 것들이 필요하신가요?”라는 질문에 많은 이들이 주저하며 쉽게 답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최근에 어떤 것들이 갖고 싶으신가요?”라는 질문에는 많은 이들이 이런저런 제품이나 서비스를 큰 고민 없이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은 needs와 wants 사이에서 무게 중심이 wants 쪽으로 기우는 경향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많은 바이럴 마케팅의 중심 문구들이 “아직도 못 가 보셨나요?”, “아직도 못 먹어 봤어요?”, “인싸템~♡” 등의 소비자 구매 욕구 자극 가능성을 높이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최근에 제주도에서 청년 창업자들을 만나서 꽤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때 제주도 출신의 청년들이 이러한 이야기를 한 것이 참 기억에 많이 남는다.    “교수님, 제주도에서 연애하는 우리도요, 육지 사람들이 인스타에 많이 올리는 제주도 맛집이나 소위 말하는 '핫플' 카페에 여자친구가 가자고 해서 그런 곳에 자주 갑니다. 그런 곳은 진짜 제주도가 아닌데요…….”    이제 소비자의 필요도 파악해야 하고, 나아가 소비자의 욕구도 잘 파악해야 하는 세상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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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9-10
  • [김승환 칼럼] 한국 사람들은 왜 이렇게 게임을 많이 해요?
    김승환 평택대학교 교수    “한국 사람들은 왜 이렇게 게임을 많이 하고, 게임에 돈을 많이 써요?”    부산 BEXCO에서 열리는 국제게임전시회 G-star에서 해외의 게임 관계자들이 한국 전문가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다.    그러면 한국의 전문가들은 이렇게 답하곤 했다. “당신들은 9 to 5(정시 출근 정시 퇴근)가 가능하지 않은가? 우리는 매일 야근을 하고, 주말에 일을 하는 경우도 많다”   결국 우리가 그들에게 제시한 답은 유저들이 게임을 하는 이유가 “enjoy taking a rest” 인지 “competition” 인지에 따라서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최근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과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이 새로운 킬러 콘텐츠(killer contents)가 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오고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보통 킬러 콘텐츠가 되려면 고객들의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충성도와 구매력 측면의 소비자 변화를 끌어낼 수 있어야 하는데, 포켓몬고 게임에 대한 이야기가 논의의 중심에 있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그런데 과연 새로운 기술인 VR과 AR이 소비자들의 충성도와 구매력을 끌어낸 것일까? 필자가 다양한 게임 유저들에게 물어본 경험에 의하면 해당 게임이 VR인지 AR인지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들은 포켓몬스터라는 콘텐츠 자체를 즐거워하고, 어린 시절의 (문구점에서 아끼고 아껴서 모은 동전들을 내고 대박 카드에 대한 희망을 품고 구매하던) 포켓몬스터 카드를 가지고 놀던 추억을 소환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공원에서 아들과 함께 스마트폰을 들고 포켓몬스터를 잡으러 다니는 젊은 아빠들의 환한 미소가 단순히 경제적인 법칙과 정량적 계산으로 해석될 수 있을까?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사람들은 단순해질지도 모른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빠르게 다가왔다고 해서 단순하고 쉬운 기술들이 킬러 콘텐츠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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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8-05
  • [전문가 칼럼] ‘묻지 마 창업’은 ‘안 생겨요’
    김권녕 교원그룹 스타트업육성팀 매니저   여러분들 안 생겨요. 내 주위에 하나둘씩 생기니 언젠간 나도 애인이 생기겠지, 막연히 생각하시죠.   생각할 필요 없어요. 안 생겨요. (중략)   어릴 땐 성인이 되면, 대학교에 가면 생길 거 같았죠? 어때요...? 안 생겼죠? (중략)   이 모든 게 여러분들 이야기는 아닐 거 같죠? 아닐 거 같아도... 안 생겨요...”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이라는 노래로 유명한 그룹 TOY의 싱어송라이터 유희열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인 <라디오천국>에서 소개된 설민주 作 <여러분들 안 생겨요>의 일부 내용을 발췌해보았다. 대학에 가면 없던 애인이 생길 거라는 기대를 하지만 막상 그것은 착각이라는 내용이다.   창업가(*필자는 ‘창업자’라는 표현 대신 ‘창업가’라는 표현을 쓴다. 이유는 창업가는 ‘놈’이 아니라, 전문‘가’여야만 하기 때문이다.)도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막상 창업하기 전에는 수없이 많이 망설이고 고민하다가도 일단 창업을 하려는 마음을 먹거나, 사업 개시를 하게 되면 자신은 성공할 것이라는 강한 확신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러한 긍정적인 마인드는 창업가가 가져야 할 자세이다. 학문적으로는 ‘기업가 정신’이라고 하지만, 쉽게 말하면 ‘사업 의지’만큼 창업에 필요한 것이 어디 있으랴. 다만, ‘의지박약’도 문제지만 ‘의지 과잉’도 문제다. 자신의 아이템, 자신의 기술, 자신의 비즈니스에 과신하게 되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이렇게 이성이 감성에 지배되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생각과 판단을 할 수 없을 때, 창업은 ‘묻지 마 관광’이나 다름없는 ‘묻지 마 창업’이 된다.   ‘묻지 마 창업’이 일어나는 이유는 ‘확증편향’ 때문이다. ‘확증편향’이란 자신의 믿음에 부합되는 정보는 재빨리 받아들이지만, 이와 반대되는 정보는 무시해 버리거나 자신의 믿음을 보강하는 정보로 해석하는 심리적 편견의 하나로 영국의 심리학자 피터 웨이슨(Peter Wason)이 제시한 개념이다. 즉 확증편향이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인간의 오류를 말한다.   이러한 ‘확증편향’에 매몰된 창업은 대개 ‘기술 창업’이나 ‘실험실 창업’의 경우에 많다. 쉽게 말하면 현실보다 이론을 우선으로 사고하고 일해 왔던 ‘전문가’가 창업을 하게 되면 이러한 현상이 많이 일어난다. 특정 한 분야의 전문가가 특정된 시각으로 모든 것을 ‘Control’ 하게 될 경우 사업은 비로소 ‘산’으로 간다. 자기만 옳다는 생각으로 사업 의사결정에 있어서 독재를 하게 되면 배는 사공이 여럿이 아니라, 혼자라도 산으로 얼마든지 갈 수 있다.   ‘기술 창업가’의 경우 특별히 이 점을 유의하길 바란다. 아울러 이미 사업에 있어서 성공을 거두어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도약한 성공한 창업가, 이제는 오너가 되어버린 이들도 자기는 또 성공할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성공한 사람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성공 경험’ 그 자체이다.   ‘묻지 마 창업’, ‘확증 편향’에 가득 찬 창업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사업 타당성 분석’이 필요하다. 사업 타당성 분석이란 말 그대로 ‘사업을 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것을 따지는 것이다. 이러한 분석은 대개 시장성, 기술성, 경제성 이 3가지 관점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장성’은 말 그대로 ‘시장에서 팔릴 만한 것이냐’는 것이다. 팔리지 않을 물건을 만들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그런데, 세상의 거의 모든 창업과 신사업이 팔리지 않을 물건을 만드는 놀라운 기적(?)을 행하는 경우가 많다.   ‘기술성’은 해당 제품이든 서비스이든 ‘해당 아이템을 구현하고 상품화해낼 수 있느냐’이다. 생각보다 많은 창업가가 자신의 아이디어가 아주 좋다고 생각하고 창업을 하고 투자를 받고 지원사업에만 선정되면 뭐든지 다 개발하고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한다. 되지도 않을 소리다. 최소한 창업가 본인이 직접 개발하지는 못해도 적어도 그 일을 볼 줄 아는 정도의 지식과 경험은 갖추고 있어야 한다. 본인이 알지도 못하고 관심 영역도 아닌데 그저 아이디어만 좋다고 창업을 하게 되면 그 사업이 성공할 확률은 희박하다. 스펙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본인의 사업 아이템과 관련된 공부를 어느 정도 하였고, 얼마나 연구해보았는지, 업무적으로 경험을 해보았는지 여부는 실질적으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경제성’은 쉽게 말하면, 그 아이템을 만들어 팔아서, 그 서비스를 해서, 그 사업을 해서 ‘남느냐’이다. 앞서 얘기한 ‘시장성’이 많이 팔릴 수 있는 것인가를 따지는 것이었다면, ‘경제성’은 그렇게 팔아서 남느냐를 따지는 것이다. 생각보다 많은 스타트업의 경우 IR 피치덱을 보거나 IR 피칭을 들으면 시장성 분석은 되어있는데, 이 경제성 분석이 생략된 경우가 많다. 되어있을 때도 경제성 추정이 매우 장밋빛으로 과대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같이 협업을 해야 할 비즈니스 파트너나, 투자가 입장에서는 이럴 경우 매우 망설여진다. 그리고 업무적으로 투자 심사를 검토하는 실무자의 경우 이러한 분석과 자료 제시가 미흡할 경우 매우 곤란하다. 경제성 분석의 경우 사업을 실행하는 창업가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것이지만,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간여하는 상대방 파트너들을 위해서 필요한 부분이다.   이처럼 ‘묻지 마 창업’은 ‘묻지 마 관광’만큼이나 아니 그것보다 더 위험하다. 자칫하면 돈만 잃는 것이 아니라, ‘신뢰’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창업하기 전에 그리고 창업 초기에 항상 자신의 아이템과 사업 전체에 대해서 ‘사업 타당성 분석’을 꼭 하길 바란다. 그리고 창업 생태계의 많은 관계자와 전문가가 이 ‘묻지 마 창업’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모두 함께 경계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권녕 액셀러레이터 現 교원그룹 스타트업육성팀 매니저 前 와이앤아처 액셀러레이터 前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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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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